마당쇠의 마실가기

설악산 귀때기청봉 등정(2)

마당가에서 2007. 7. 1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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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17(화) : 장수대에서 서북능선 돌파기

 

7월 17일 제헌절을 맞아 마음 먹었던 2차 설악산 산행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휴무조인 우리 직원과  같이 근무하는 감리단이 함께 하기로 했다. 예상 시간은 7~8시간 정도로 추정하고 노선은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를 거쳐 대승령에서 귀때기청봉을 거치는 서북주능과 다시 한계령 정상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했다.

설악산 장수분소에서는 비가 와서 길이 험하니 한계령에서 거꾸로 내려오는 것이 좋겠다고 했지만 내려오는 길이 계단이 많으면 무릎에 좋지 않다고 일행중의 한 명인 전문 산악인이 얘기해서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출발에 앞서 분소앞에서 기념촬영(오전 8시 10분)

 

오른쪽 끝이 필자, 왼쪽 앞줄이 전문산악인(해외 원정 등 다양한 경험 보유자) 

 

약 40분을 걸어 올라오자 대승폭포가 나왔다. 대승폭포는 우리나라 3대 폭포중의 하나로 그 길이가 장관인데, 다른 3대폭포는 금강산의 구룡폭포, 개성 천마산의 박연폭포이다.

대승폭포를 제대로 볼려면 비 온 다음날이 제일 멋지다고 해서 올라가면서 행운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보니 정말 장관이었다.

 

대승폭포 안내 간판 (대승이가 돌아가신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올라가보니 지네가 밧줄을 끊으려고 하는 순간에 무사히 올라가 목숨을 건졌다고 하는 전설이 있는 폭포이다)

 

한참을 올라와 보니 겨우 900m를 올라왔다. 앞으로 대승령으로 가는 길이 1.8km가 남았으니 멀기도 하다

 

대승폭포 전망대에서 한 포즈 잡았다. 얼굴에 흐른 땀과 힘들어 하는 표정이 역력하면서도 만족감이 피어 오른다. 저 멀리 한계령 쪽으로는 안개에 덮인 산악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오전 9시 약 5~6분 정도 쉬니 조금씩 안개가 위로 올라가고 잠시 대승폭포가 안개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 틈에 얼른 증명사진을 찍어야지 하면서 한 포즈 잡았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대승폭포의 모습이 우람하게 보인다.

밀려오는 안개는 계속 덮였다. 겉였다를 반복하면서 위로 안개를 밀어 올렸지만 아래에서 몰려오는 안개에 다시 폭포가 가리곤 하였다.

 

대승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소나무의 수형이 하도 멋있어서 찍었다.(팔면 한 천만원 정도 받을텐데..)

 

대승령으로 올라가는 길에 갑자기 소나무 한 그루가 길 한가운데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네 이름이 무었인고?  글쎄요

 

대승령으로 올라가는 길에 작년 수해때 파인 부분을 전부 돌로 보수작업을 해 놓았다.(고생이 보인다.)

 

자기 속을 다 내어준 고목 한 그루가 길 옆에서 길손을 맞고 있다.

 

이름 모를 많은 꽃들이 지나가는 길손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오전 10시 반 이윽고 대승령에 올랐다. 왼쪽이 12선녀탕계곡을 거쳐서 남교리로 가는 길이고(현재는 수해복구로 등산로가 폐쇄되어 있었다.) 아래가 장수대, 우측이 오늘의 등산코스인 서북주능으로 귀때기청봉으로 가는 길이다. 우리는 귀때기로 올라갈 예정이다. 후미가 따라 올라오지 않아서 한참을 오이 등을 먹으며 쉬었다. 

 

올라가면서 길 옆에 피어있는 양지꽃(?)

 

이 꽃은 많이 피어있는데 무었인지 모르겠다.(나중에 알아봐야지..)

 

오전 10시 50분경 올라가면서 바라본 골짜기의 운무가 부드럽게 피오오르며 산악을 감싸고 있다.

 

11시가 안되어 올라간 서북능선의 가파른 계단, 어떻게 가파른지 거의 기어서 오를 정도로 가파랐다.

 

오전 11시 40분 가면서 취나물도 뜯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천천히 가지만 너무 오래 걸린다. 대승령에서 약 1시간 10분을 왔는데 겨우 1.8km를 왔다. 귀때기청봉까지 아직도 4.2km가 남았는데 언제 가려나? 길은 점점 험해질텐데....

  

기념 사진 한 장 찍고.

 

길 옆의 이름모를 꽃

 

이 것도 양지꽃인지 아리송 하기만 하다.

 

올라가면서 한계령 방면으로 바라 본 암반이 가파르게 서 있다.

 

안 쪽으로 바라보니 구곡담 방향으로 기암절벽이 느닷없이 일어서서 손 짓을 한다.

 

눈을 조금 더 아래로 돌리니 저 멀리 백담사가 보이고 그 앞으로 백담계곡이 굽이쳐 흐르고 있다.

 

 

12시 반 정오를 넘었는데 아직도 귀때기청봉은 3.2Km나 남았다. 언제 가려나 한 숨이 푹하고 나온다.

 

나무에 이끼도 아닌 것 같은 것이 잔뜩 붙어 있기에 한장

 

 

 

운무가 잎사귀에 내려 잔뜩 이슬을 머금고 ..

 

오후 1시 10분 대략 100m에 10분 정도 걸리니 어느 세월에 가나...

서북주능은 능선이 칼같아서 능선으로 못가고 왼쪽으로 내려갔다. 다시 오른쪽으로 내려갔다를 반복하는데 정말 끝이 없다.

 

저 멀리 한계령 방향으로 운무가 조금 걷혀가고 건너편의 가리봉이 산자락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 쪽에서 올라왔다 다시 아래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이처럼 반복돼 있는데 정말 아슬아슬하다.

 

이 것이 버섯인지... 무었인지 모를 한 송이 꽃같지 않은가? 

 

 

이윽고 귀때기 인근의 너덜지대로 올라오자 한계령의 장군바위골이 보이고 저 멀리 한계천이 잠깐 보인다.

 

다시 운무가 올라오는 가운데 기도하듯 두 손을 모으고 서 있는 바위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중간에 도시락을 하나 까먹고 오후 2시 50분에 도착한 지점에 안내 간판이 아직도 1.2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어느 세월에 가려나?

 

귀때기 정상 입구에 있는 너덜지대. 도대체 이 많은 돌들이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재 시간이 3시 50분 너덜지대 돌맹이 위에 않아 한장. 아직도 올라오지 않는 후미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뒤로 희미하게 귀때기청봉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밀려오는 운무에 바늘같은 잎들도 촉촉히 젖었다. 

 

오후 4시 40분 이윽고 도착한 귀때기청봉 장수대에서 자그만치 8시간 20분이 걸렸다.

ㅋㅋㅋㅋ 다시는 오지 않으리 다시는 (헉헉 너무 힘들다)

 

저 멀리 운무속에 비치는 햇살에 산의 모습이 거룩하게 보인다.

 

 

저녁 6시 20분 겨우 한계령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후미가 오지 않아서 귀때기에서 거의 30분 이상을 기다렸나 보다. 물을 2병을 가지고 갔는데 모두 다 먹어버리고 아무도 여분의 물이 없었다. 남아있는 오이와 가지고 간 양주를 먹으며 한참을 쉬다가 잘못하면 해 떨어져서 내려갈 것 같아서 서둘러서 내려왔는데 아직도 2.3km나 남았으니 8시 안에 도착하기는 틀렸다.

 

저녁 7시 50분 이제 한계령 정상이 500m 남았다. 후미는 소리쳐도 대답이 없다. 걱정도 되지만 후미에 

전문산악인이 같이 동행하고 있으니 믿고 우리라도 빨리 내려가는 것이 도와주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부지런히 발길을 재촉한다.

한계령에 내려오니 먼저 내려온 일행들이 걱정스레 기다리고 있는데 산을 잘 탄다는 선두그룸이 11기간 걸렸다고 하고 우리는 천천히 기다리면서 왔는데 우리가 12시간이 걸렸고, 애타게 기다리던 후미는 헤드램프를 착용한채 10시 반이 다 되어서 내려왔다. 거의 13시간 30분의 산행을 마친 것이다.

내 생애 또 다시 이런 산행을 할 수 있을까 하며 다리는 끊어질 듯 아프지만 기분은 좋다.

나는 지난 번 산행때 무릎때문에 고생을 해서 무릎보호대를 착용을 했는데, 맨 후미의 고행하신 분은 무릎이 아파서 고생을 했단다. 이런 긴 산행을 해보지 않은 분은 꼭 무릎보호대가 필요할 것 같다.

아이고 어서 가서 밥먹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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