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마실가기

설악산 마실가기

마당가에서 2007. 7. 4. 15:55

2007. 6. 17(일) : 설악산 대청봉 나 홀로 등정

 

이른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김밥 싸고 물 챙기고 나 홀로 맘먹은 대청봉을 꼭 밟아 보리라 마음먹고 일찌감치 산행에 나섰다. 차를 타고 한계령 정상에 올라가니 벌써 등산객들로 입구가 붐빈다.

아침 7시 30분 홀로 올라가는데 주변에서 부부끼리 온 팀인지 서로 챙기고 난리다. 흘끔 쳐다보고 잠시 부러운 눈길을 한번 준 후 바로 묵묵히 나 홀로 산행을 시작했다.

 

일행 눈치 안보고 하는 산행이라서인지 홀가분하고 한가롭기만 하다. 내가 필요하면 추월하고 필요하면 양보하고 허허롭기까지 하다.

올라가다가 우리가 일하는 곳의 원경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묵묵히 내 길을 걷는다.

 

한참을 올라 문득 머리를 들어 왼쪽을 보니 귀때기 청봉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그냥 갈 수 없지 얼른

사진기(요새 말로 디카)를 빼 들어 한 장을 찍는다. 시간이 8시 8분 대충 40분 정도 올라온 것 같다.

 

 한계령에서 올라가는 등산로에서 찍은 뒤때기청봉의 모습

 

한계령에서 올라가면서 귀때기청봉과 대청으로 가는 서북능선을 한번에 잡아 보았다. 

 

다시 걸음을 재촉해 한 30분 정도 올라가니 귀때기 청봉 너머로 저 멀리 1,518.5m의 가리봉과 우측으로 뽀족한 주걱봉이 보인다.

 

 가리봉과 주걱봉의 모습

 

홀로 유유히 가는 산 길 옆에 설악산 특유의 기암절봉이 눈 아래 펼쳐지고, 음~ 신선이 따로 없네...

 

 

설악산은 기암절벽이 많은데 그 이유가 표토(껍데기 흙)가 거의 없이 암반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데 돌의 결이 수평이 아니고 거의 직각으로 서 있다. 위의 사진을 보아도 한 80도 정도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기암절벽이 많다. 

일본의 경우 후지산이나 센다이 쪽의 산악지대를 가 봐도 돌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거의 밋밋하고 완만한 산세를 보인다.

 

 

카오! 산세 좋고

활엽수와 침엽수가 조화를 이루고, 또 고목과 돌과 저 멀리 완만한 산세가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것이 기가 막히게 멋있어 보인다.

 

오전 9시경 한계령에서 출발한지 한시간 반정도 지났다. 서북주능을 탄지 얼마 안되어서 뒤를 돌아보니 귀때기청봉의 남쪽사면에서 어느새 북쪽사면이 보인다.

 

아담한 자태의 귀때기청봉의 모습 1,576.6m의 서북주능의 주봉이다.

 

다음에는 꼭 귀때기청봉에서 대승폭포로 오는 코스를 밟아보리라 마음먹으며 계속 산행을 계속한다.

 

이름모를 아름다운 야생화도 보이고 

 

관중으로 보이는 식물 

 

 

커 산좋고 하늘 좋고 마냥 취한다. 

 

 

잠시 나무 그늘에 서서 주변을 한 번 둘러보니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데, 산행을 하시는 분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 주변에 나 홀로 있다. 그러면 시원한 그늘에 앉아 아점(아침 겸 점심)을 해야지 하면서 보따리를 풀어 싸온 김밥 하나 먹고 물 한 모금 먹고 주변 한 번 쳐다 보고 하니 그야말로 김밥이 꿀맛이다.

한 20분 정도 쉬면서 김밥 한 그릇을 다 싹쓸이 하고는 다시 일어나 산행을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점봉산을 원경으로 잡아 보았다. 왼쪽의 소나무와 오른쪽의 바위가 구도를 맞춰준다.

 

한참을 올라가는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난 지금까지 살면서 다람쥐 궁뎅이가 노루 궁뎅이처럼 둥그런 것은 처음 보았다. 우리나라에 청설모가 들어온 근래 야산에서는 다람쥐 보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이쁘다.

 

노루 궁뎅이를 하고 있는 다람쥐

 

하늘과 땅과 돌과 숲이 어이 이리도 아름다운고...

 

올라가다 보니 이끼인 것 같은 것이 말라붙어 있고 그 앞에 한포기 꽃이 꼭 한지에 수묵으로 배경을 삼아

그린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우리나라 백두대간이 설악산에서 태백산으로 연결되는데 한계령 아래에 있는 태백산맥의 주봉인 점봉산

높이 1,424.2m의 큰산이다. 그 아래 삐죽 튀어나온 돌산이 한계령 정상의 휴게소에서 바라다 보이는 한계령의 절경이라 불리우는 7형제봉이다.

 

고개를 조금 돌리니 우측으로 가리봉과 주건봉이 한계령을 중심으로 영서지역의 주봉으로 모습을 보인다.

 

다시 안으로 조금 렌즈의 촛점을 맞추니 가리봉 앞으로 뀌때기 청봉이 모습을 나타낸다.

 

멀리 잡아본 귀때기청봉을 중심으로 왼쪽으로는 점봉산과 가리봉, 우측으로는 구곡담으로 뻗은 능선이 아름답게 보인다. 

 

거의 정상부에 왔는지 등산로가 완만한 평지로 이루어 졌는데 주변에 나무가 우거져 있어 꼭 설악산이 아니고 무슨 열대지방에 온 느낌이 들어서 한장 찍었다. 

 

꽃말이 바람난 여인으로 불리우는 얼레지(?)

 

음 맛있어

 

가운데도 긁어보고

 

다시 먹고

 

설악산은 왜 이처럼 초롱같은 꽃이 많은지-얼레지

 

한참을 돌아가니 이윽고 저 멀리 중청이 보이고 그 위에 둥그런 형태의 건축물이 보이는데 출입을 금하고 있는 것을 보니 무슨 군사 시설인가 보다.

 

중청으로 가는 길에 본 고목(아마도 주목이리라._

 

중청을 돌아서 대청 쪽으로 내려가니 그 앞에 중청대피소와 대청봉이 손 안에 들어온다.

 

대청으로 올라가는 길에 바라본 외설악의 모습. 저 멀리 울산바위와 왼쪽의 이름높은 공룡능선이 삐죽삐죽 솟아 있는 것이 보인다. 우측으로는 화채봉(1,320m)이 보인다. 

 

길 옆에 핀 이름모를 꽃, 탐스럽기 그지없다.

 

한 송이 구름인가, 천사의 날개인가?

 

정상으로 가는 길에서 계속 나팔을 불어주는 꽃들이 고맙다.

 

카메라 렌즈가 좋아서인지 사진의 선예도가 좋다. 밝은 빛이 있었으면 뒷면의 회오리보케가 보기 좋으

련만 

 

아직은 때가 아니야 하면서 벅차오르는 가슴을 숨기고 있는 처녀처럼 색갈과 모양이 앙증스럽다.

 

동해를 배경으로 한 컷

 

12시 8분 약 4시간 반만에 목표인 대청봉에 올라서니 모든 것이 눈 아래 보이고 저 멀리 수평선이 둥글게 느껴지는 것은 나의 착각인가? 산 아래 펼쳐진 속초와 양양이 조그마한 마을처럼 보인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성취감이 느껴지는 이 맛에 산을 오르나 보다.

 

가운데 조그마한 돌산이 울산바위이다.

 

이 놈을 따다가 술 담그면 맛이 좋을려나?

 

백봉천궁이라고도 불리는 궁궁이

 

가락지나물

 

찾아보자 찾아보자

 

조금 더 땡길 껄 그랬나?

 

높아서 그런지 고목의 자태가 자기 멋대로 뻣었다. 그 뒤로 보이는 산의 모습이 은은하다.

 

아 여기 쓰러진 나무를 가공하면 값이 꽤 비쌀텐데, 인근의 조각하시는 분의 찻집에 가니 이런 종류의

고목을 가공해서 진열을 해 놓았는데 모양이 그만이었다.

 

오후 2시에 도착한 설악폭포, 위에서 바라 본 모습(아래로 가는 길이 없어서 위에서 찍었다) 

 

내려오면서 그늘에 앉아 또 도시락 하나를 까 먹었으며 쉬었으니, 한 20분은 쉬었을 게다.

약 1시간 반 정도 내려온 것 같다. 안하던 산행을 하니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오른쪽 무릎이 살살 아파

오기 시작한다. 올라오면서 스틱을 하나만 빌려왔는데 요긴하게 쓰면서도 두 개를 빌릴 걸 하는 아쉬움

이 남는다.

내려가는 길이 계속 계단이다 보니 무릎은 점점 아파오고 내려가기가 불편하다. 할 수 없이 스틱을 앞으 딛고 무릎을 굽히지 않고 걷다보니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내려가는 길이 왜 이리 끝이 보이지 않은지 정말 길다.

오색분소 앞에 다다르니 대략 3시 반경 된 것 같다. 오색에 있는 내 숙소에 들어가서 그대로 잠이 들어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오후 5시경, 힘든 산행을 끝내고 한숨자니 그야말로 개운하다.

다음에는 진짜로 스틱을 준비해서 제대로 된 산행을 해야지 하며 여름 휴가때 백담사에서 설악동까지 종주를 꿈꾼다.(꿈은 자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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