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마실가기

홍도 2박3일 마실

마당가에서 2006. 8. 29. 17:48

2006. 3. 31 (금) : 홍도

 

그동안 가보지 못한 홍도를 마님께서 한 번 가자고 해서 하루 이틀은 힘들 것 같아서

금요일 휴가를 내고 2박3일로 가기로 마음먹고 드디어 결행하는 날이다.

 

이번 여행의 코스는 용산->목포->홍도->흑산도->비금, 도초도->목포->용산이다.

 

지난 달에서 대둔산을 가는데 집에서 차를 놓고 전철로 오다보니 항상 시간에 맞추어 나오는지라 약속장소에 오면 항상 여유가 없다. 용산역 출발이 8시 25분이니까 출근하는 사람들로 전철이 복잡하다.

 

오늘도 여유있게 출발한다고 마음억었는데 막상 집을 나서는 시간은 역시나 빡빡하다.

신도림에서 전철을 1호선으로 갈아타고 용산역에 오니 약속시간 거의 1~2분 전이다.

뛰다시피 해서 용산역 관광안내소로 가니 기다리는 손님이 없고 우리만 남았는지 주변에 기다리는 사람이 없다.

KTX 승차권과 현지 목포에서의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를 받고는 여행사를 통해서 구입하는 좌석이 역방향 좌석이라서 창구에 확인하니 순방향으로 바꾸려면 티켓을 취소해야 하는데 수수료가 30% 정도 된단다.

집사람(마님)이 그냥 타자고 해서 잠시후 플랫폼으로 내려가서 목포행 완행열차가 아닌 KTX에 몸을 실었다.

 

아침시간이라서 그런지 열차는 그런대로 한가하다. 광명쯤 지나서 옆칸으로 가니 자리가 많이 비는게 순방향자리도 여유가 있다. 환불수수료 안내고 자리 안바꾸길 잘했다고 하면서, 마님을 오라고 해서 순방향으로 좌석을 야매(일본말?)로 옮겼다.

 

목포에 도착하자 여행사에서 준비한 봉고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하고 똑 같은 여행사 마크를 붙인 분들이 여러분 계셨는데 그 분들은 보길도로 간다고 하고, 홍도로 들어가는 일행은 우리밖에 없다.

게다가 날씨가 나빠질 것 같아서 파도도 심하고 모래 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고 하니

우리 마님 벌써부터 그냥 돌아가자고 한다. 아니 여길 올려고 몇번이나 망설이다 휴가까지 받아서 왔는데 그냥 가자니 말이 되는가?

 

아니 들어갔다가 내일이나 모래 나와도 되고 정 안되면 월요일 나오면 되지 뭐가 걱정이냐고 마님을 꼬셨다.

가이드가 안내해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다른 여행사를 통해서 오신 분들이 홍도로 들어간단다.

날씨 얘기를 하니 별 걱정을 안하는 눈치다.

 

홍도로 들어가기로 작정을 한 후 혹시 날씨탓에 파도가 심할지 모른다고 배멀미약을 사서 하나씩 미리 먹고

하나씩은 나올 때를 생각해서 준비했다.

목포항에 가니 조금씩 부슬비가 내리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많다.

어떤 분은 타면서 입구에 짐을 떨어뜨렸는데 병이 깨지면서 붉은색 초장이 바닥에 쫙 깔린다.

아마도 홍도에서 자연산 회를 엄청나게 많이 먹을려고 준비를 하셨나 보다.

목포항에 대기 중인 연안여객선
많은 여객선들이 떠나고 들어오고 있다

오후 한시경 홍도행 쾌속정에 몸을 싣고 육지를 떠났다.

쾌속정의 빠르기가 약 30노트라고 하는데 시속 약  50Km/Hr 이 조금 넘는 것 같다.

목포를 떠나 내해 구간에는 너울도 심하지 않고 바다도 잠잠해서 해상운항에는 조금의 지장도 없어 보였다.

 

목포항을 떠난지 약 한 시간 후 비금도와 도초도가 눈에 들어오는데

양쪽을 잇는 커다란 서남문대교 밑으로 선박이 지나서 우측에 비금도 수대선착장에 접안을 한다.

 

전남 신안군 비금도의 인구는 3900여 명, 도초도의 인구는 3200여 명.

정부는 10년 전 244억원을 들여 두 섬 사이 812m를 잇는 서남문대교를 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두 섬 주민들은 거의 교류가 없고 농협이나 파출소 등도 다 따로 있으며 목포를 오가는 선박도 따로 운행한다고 한다.

이런 곳에 다리를 왜 놓았을까, 또 한심한 생각이 든다.

지들 자갈논 판 돈으로 하면 누가 뭐라나, 지들이 논 팔았다는 소식은 안 들려오고

봉급쟁이들한테서 매년 세금만 초과징수했다고 연말되면 나온다. 에구 아까운 내돈..

 

곧 바로 출발하여 이번에는 두번째 기항지인 흑산도를 향하여 출발했다.

잠시후 이윽고 망망대해로 들어서자 여기부터는 외해라고 방송을 하면서 너울이 심해서 윗층에 계시면 멀미를 심하게 할 수 있으니 아래층으로 오란다.

확실히 비금-도초까지의 내해와 외해의 너울의 길이가 틀리다.

내해의 파도는 잔파도라고 하면, 외해는 긴 파도때문에 선박이 크게 출렁거린다.

 

집사람과 2층에서 멀미약도 먹었겠다. 재미있다고 하면서 놀이기구를 생각하며 즐긴다.

오후3시가 조금넘어 흑산도에 도착했다.

흑산도에는 내리시는 분들이 꽤많다.

밖을 보니 해양경찰로 보이는 분이 비옷을 입고 선박을 고정할 밧줄을 매고 있다.

아직 비는 오지 않지만 파도때문에 그런가 보다.

 

오후 3시10분경 최종목적지인 홍도를 향해 출발했다.

평소에 홍도의 바다가 그렇게 깨끗하다고 하여 그런가 했는데 생각보다 깨끗하지 않다.

나중에 들으니 봄이나 태풍때는 심한 파도로 인해 깨끗하지 않고 오히려 여름철에 깨끗하단다.

약 40분후 오후 4시에 홍도에 도착했다.

 

선착장에 내리니 미리 연락을 받은 현지 가이드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홍도유람선이 바로 출발할 예정이니 내일 날씨가 어떨지 모르니 지금 타는 것이 낫다고 한다.

그래서 바로 홍도유람선에 올랐다.

 

홍도항에서 나와서 우측으로 해서 홍도를 일주하는 코스다.

저녁6시경 일주를 끝내고 현지가이드와 약속한 광성여관으로 갔다.

여기는 전부가 여관인데 시설이 영 엉망이다.

우리가 여장을 푼 이 광성여관은 홍도에서 2번째로 큰 집이란다.

 

짐을 대충 풀고는 산너머 있다는 이 곳 가이드가 운영하는 횟집으로 갔다.

고개를 넘어갈때 본 석양이 구름한점 없이 깨끗하니 좋았다.

횟집에서 자연산회와 소주를 한잔하고 어스름할 때 숙소로 돌아왔다.

홍도유람선을 탄 마님(잔득 움츠리니 추워보인다)
홍도에서 홍도유람선을 타고서(구름이 끼어서 맑지가 못하다)
복장이 추운 모양이고 날씨 때문에 표정이 밝지가 못하다.
촛대바위를 돌면서
홍도 유람을 마치고 저녁먹으러 고개를 넘어갈 때 넘어가던 태양이 잠시 멈추고 있었다.

 

2006. 4 . 1 (토) : 홍도

 

 

아침에 어수선함에 눈을 떳다.

오늘 일정은 홍도를 둘러보고 오후에 흑산도로 나가 다시 일박을 할 예정이다.

창밖을 보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이런 이런 날씨에 어디를 가나 하면서 걱정을 하는데 그칠 비가 아니다.

 

둘이서 아랫목에 서로 엉덩이 깔고 앉아서 TV만 보고 있는데 참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윽고 7시 30분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할머니가 하시는 얘기가

오후부터 풍랑주의보가 발령될 예정이고 오전배는 들어온다고 알려준다.

 

마님께서는 벌써부터 안달이다. 비오니 갈 곳도 없고 내일 배가 안 뜨면 안되니

아침에 나가자고 그러는데 마침 목포에 있는 가이드가 전화를 했다.

오후부터 풍랑주의보가 발령되면 선박운항이 금지되는데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묻길래

오늘 오전배로 나가겠다고 일정을 최종적으로 통보했다.

 

식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와 약 한시간 정도 TV를 보다가 선착장으로 나갔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제 같이 들어왔던 분들도 대부분 짐을 싸서 나가시는 것이 보인다.

아! 그 많던 초고추장은 다 드셨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10시30분경 오전배를 타고 홍도를 떠났는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배가 출렁거리는 것이 서서 움직일 수가 없을 정도다.

집사람과 나는 아침에 하루종일 간다는 멀미약을 먹었으니 걱정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출렁거리는 것이 너무 심하다.

 

앞을 보니 나이 지긋해 보이는 아저씨 5~6분이 기분에 소주를 마시는데

속으로 아 저거 이 파도에 안될텐데 하면서 걱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한 30분 쯤 지난후에 여기저기에서 배멀미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 배멀미가 신기한 게 한사람이 하면 여기저기에서 한단다.

아마도 참고 있다가 그 소리와 냄새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아저씨들도 장난이 아니다. 바닥에 엎드려서 아예 통속에 머리를 대고 있다.

그 옆에 앉은 애기 엄마도 뒷자리의 할아버지도 모두 난리다. 대략 50% 이상이 멀미를 하는 것 같다.

올 때는 한사람도 못봤는데, 나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이윽고 흑산도에 도착했는데 또 사람들이 많이 탄다. 이제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다.

속으로 오늘 나오기를 잘했구나 하면서 한참을 가니 비로소 비금도와 도초도가 보이고 너울이 잦아든다.

목포로 나온 후 가이드를 만나니 2박3일 일정에서 1박2일로 줄었으니 경비 일부를 돌려주겠단다.

옆에 서 있던 마님이 얼른 챙긴다. 아니 마님이 마당쇠 새경은 못 높여줄망정 이런 것도 챙기나 하면서 억울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참아야지 마님인데 하면서 웃는다.

결국 그렇게 재다가 시도한 홍도여행은 그렇게 1박2일로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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