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27(화)
12시간 비행기를 타는 것이 당연히 편하지 않을 테지만 아기를 안고가는 엄마도 있고 또 밤새 보채는 아이도 있는데 이 정도 고생이야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밤새 졸았지만 자는 것도 아니고 깨어있는 것도 아니다. 부르릉거리는 비행기의 낮은 굉음이 밤새 울리고 있다. 이리 뒤채고 저리 뒤채고 해도 불편함이 가시지 않는다.
어느 샌가 날이 뿌옇게 밝아오고 있었는데 한 순간 동쪽 하늘이 붉게 익어가며 노을 지듯이 해가 오른다. 미국LA와 4시간의 시차가 있는 지금 LA 썸머타임에 맞춰진 카메라 시계가 3시가 막 넘었으니 현지 시각으로 아침 7시가 지난 셈이다.
창 밖으로 떠오르는 아침해
도착한 브라질 상파울로 과룰로스 공항에 대기하고 있는 택시들
10시 40분에 도착해서 11시가 조금 넘어 밖으로 나온 우리는 현지에 파견나와 있는 직원과 LG전자 직원의 안내를 받아 상파울로 도심으로 이동했다. 점심은 브라질 전통 생선요리로 먹고 일하는 직원들이 싸갈만큼 너무 많이 시켰다. 값도 엄청 비싸서 점심값으로 4,000헤알 가량 나왔으니 2,000불 남짓 나온 셈이다. 양을 모르고 막 시켜서 바가지를 쓴 셈이다.
배불리 먹고 우리 일행은 숙소인 Maksoud Plaza로 이동했다. 이 곳에서 대충 씻은 다음 현지 언론과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인터뷰 내용은 브라질에서 수행할 고속철도와 관련해서 우리의 입장과 경험을 위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가 끝난 우리는 옷을 가볍게 갈아입고 현지에 나와있는 LG전자 부사장이 준비한 만찬에 참석하기 위하여 현지 한국음식점인 조선옥으로 갔는데 전체 인원이 약 40명 가까이 되다 보니 술잔이 돌고 마시다 보니 많이 마신 것 같다.
내일은 7시 30분 비행기이니 5시 반에는 일어나야 할텐데... 빨리 자자..
2010. 4. 28(수)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공기가 기분이 상쾌하다. 주변을 둘러보니 거리에서 청소하는 분들도 있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 곳 사람들도 우리만큼 부지런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상파울로에서 숙소로 사용한 Maksoud Plaza
아침 7시 40분경 숙소를 출발한 우리는 8시 10분 꽁꼬냐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국내선 항공기 TAM으로 체크인을 하기 위해서 이동하는 통로. 오히려 과룰로스 공항보다 꽁꼬냐스가 깨끗해 보인다.
공항에서 Check In을 하면서 한 컷을 찍는데 이 곳 공항은 CCTV를 보면서 감시를 하는데 잘못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사진을 자제하라고 한다. 이크 뜨끔....
공항 탑승구 앞에서
기다리면서 뒤에 카페에서 찐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했는데 탕약처럼 정말 진하다. 여기에 그냥 설탕만 넣어서 마셨는데 뒷맛이 좋다.
9시가 조금 넘어서 비행기에 올랐다.
브라질은 비행기가 정시에 뜨고 내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우리의 비행 스케줄도 8시 32분 출발해서 10시 12분 도착예정인데 보딩도 30분 정도 지체되고 이륙도 다시 약 30~40분 정도 기다렸다가 출발한 것 같다.
조그마한 국내선 비행기 내부(좌우로 좌석이 3석씩 있었는데 원래는 창가석이었는데 먼저 앉은 현지인이 앉아있어서 그냥 남은 가운데 자리에 끼어서 탓다.
오전 11시 30분경 도착한 브라질리아 공항
우리나라 기후로 하면 10월말인데 날씨가 20도 중반이 넘는 듯 상당히 더웠고, 파란 하늘에 양털같은 뭉게구름이 여기저기 깔려 있었다.
넓은 땅덩이, 따뜻한 공기, 풍족한 지하자원, 비옥한 땅 이 얼마나 축복받은 나라인가..
이곳 사람들의 표정에는 정열과 자신감 등이 엿보였고, 이방인 들에게도 다민족 국가답게 열린 마음으로 보는 것 같았다.
공항에서 빠져나가는 길 주변 분위기가 우선 넓고 평평하고 따뜻하다.
브라질리아는 브라질의 수도로 1960년 수도였던 리우데자네이로에서 천도를 했으며 이는 해안에 밀집되어있던 개발지를 내륙으로 분산시켜 지역 균형발전과 내륙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천재건축가인 루치오 코스타와 유엔 빌딩의 설계자인 오스카 니마이어등의 설계로 시가지 중심부가 비행기의 모양을 기준으로 날개쪽에는 주거지가 있고 가운데는 상업지역, 비행기 몸체 윗부분에는 정부청사, 조정석의 위치에는 국회와 법원, 대통령궁이 있는 계획도시이다.
넓은 땅덩어리를 자랑이라도 하듯이 도로 주변에 녹지가 넓게 펼쳐져 있다.
길가에 있는 분홍색 꽃이 핀 나무
12시에 브라질 철도공단(Valec) 이사장을 만난 우리는 약 40분 동안 고속철도 관련 환담을 나눴다.
가운데 키 작고 웃고 있는 분이 브라질 철도공단 이사장
12시 50분경 환담이 끝난 우리 일행은 오찬이 마련된 한국대사관으로 향했다.
브라질리아는 정말 계획도시답게 넓고 독특한 건축물이 많이 있었다. 대성당 인근에 있는 오스카 니마이오가 설계한 국립박물관
대통령궁으로 가는 길에서 본 광장의 높은 국기게양대
가는 길에 대통령궁 앞을 지나는 길이라 잠시 들렀다.
우리가 탓던 2층 버스
마당쇠 대통령궁 앞에서 한 컷
오후 1시 20분경 브라질리아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도착한 우리는 최경림 대사님과 공사님, 그리고 브라질 육상교통청(ANTT) 청장님을 모시고 오찬을 함께 했다.
우측에 회색양복 입으신 분이 육상교통청장
브라질리아 대사관 관저
그래 꼬레아도 발음이 좋네
브라질 육상교통청장이 대사관으로 오시는 바람에 브라질리아의 일정이 예상외로 약 2시간 정도 일찍 끝났다.
그래서 상파울로로 가는 비행기를 앞당겨서 갈려고 했는데 일행이 많아서 어렵단다. 어쩔수 없이 블라질리아에서 한 2시간 정도 시내관광을 할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잘됐다 싶다.
브라질의 유명한 천재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Oscar Niemeyer)는 독특한 건축물들도 많이 남겼는데 아래 사진에 나타난 건축물이 대성당이다. 대성당은 16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데 기둥 윗부분의 모습은 면류관을 상징한다고 한다. 대성당의 입구는 지하를 향해 나있는데 어두운 통로를 지나 대성당으로 들어가면 스테인드그라스를 통해서 들어온 빛에 감싸인 느낌이 든다고 한다. 우측에 보이는 T자형 구조물이 종탑이다.
대성당의 위용
오스카 니마이어가 '57~'59 설계한 국회의사당의 모습 오늘날 브라질리아를 상징하는 건물이며 가운데 27층의 쌍동이 빌딩이 국회사무실로 쓰이고 -우측의 접시모양이 하원, 좌측의 덥어놓은 접시가 상원건물이란다.
빛의 성당으로 불리는 돔 보스꼬 성당의 전면부
성당 중앙부의 천정
돔 보스꼬 성당의 외관의 모습
연방정부 청사의 모습, 브라질리아 공항으로 가는 길에 아름다운 건물이 있어 한 컷.
브라질리아 시가지 동쪽을 둘러싸고 있는 인공호수 피라노아는 총면적이 약 44Km2이며, 가장 넓은 곳은 5Km이며 가장 깊은 곳은 30m 정도라고 한다. 피라노아 호수 위에 건설된 주세리노 쿠비체크 브리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다리란다.
피라노아호수 위에 건설된 피라노아브리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다리란다.
오후 5시 50분 브라질리아 공항에 도착했다.
브라질리아 공항의 모습
브라질리아공항에서는 원래 JJ3727기로 18:25-19:55 예정인데 약 30여분 지나 출발해서 상파울로 꽁꼬냐스공항에 도착하니 거의 8시 반이다. 브라질사업단 직원들과의 만찬이 있어 바로 현지 음식점으로 향했는데 도착하니 9시가 조금 넘었고 다들 기다리고 있었다.
저녁 11시 반경 훈제요리와 포도주를 거나하게 먹고 나오니 기분이 좋다. 이 곳은 축산물의 값이 엄청나게 싼데 소 한마리의 산지 가격이 약 100달러 정도 한다고 한다. 이 곳의 요리는 훈제 소고기 각종 부위를 꼬챙이에 꽂아서 가지고 오는데 종류가 너무 많아서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부위로만 먹었는데 정말 실컷 먹었다.
2010. 4. 29(목)
오늘은 그동안의 여정을 마치고 브라질을 떠나는 날이다.
아침에 브라질 건설전문잡지의 인터뷰가 9시경에 있어서 인터뷰를 끝내니 거의 10시다.
아침에 공항으로 가는데 거리가 엷은 안개에 쌓여있어서인지 차분하게 보인다.
공항가는 길에 웬 고성처럼 치장한 건물이 있어서 한 장
또 중세시대의 교회같은 건물도 찰칵
브라질 꽈룰루스 공항에 도착하니 11시 30분 경이다.
도착해서 바로 짐을 부치는데 짐을 받는 현지인 친구가 일하는 것이 서툴러서 한참 걸린다.
게다가 우리는 브라질에서 LA를 거쳐 인천으로 가는데 브라질에서 LA까지는 좌석이 없어서 일반석을 타고, LA에서 인천까지는 비지니스로 타다보니 헷갈리는 모양이다. 겨우 짐을 부치고 들어가니 조촐한 면세점이 있는데 먹을 것과 술, 담배외에는 볼 것이 별로 없다. 브라질 헤알화가 좀 남아서 게이트 입구에 있는 스낵바에서 커피를 동료들과 한 잔하려고 줄을 섰는데 서빙하는 여자분이 행동이 굼뜨기 한량없다. 짜증이 나는 것을 참고 겨우 커피를 받아 들었는데 이제는 돈 받는 아가씨가 화장실에 갔는지 자리에 없다. 대충 주변에 서서 동료들과 커피를 한 잔하고 기다리니 온다. 커피값을 계산하고 탑승구에서 기다리는데 아까 짐 부칠때 보았던 현지인 직원이 또 탑승권을 보여달라고 시비를 한다. 하 참....
참자 참어 이윽고 비행기에 오르니 창측과 복도 사이에 낀 좌석이라 피곤하기 한량없다. 어쩌랴 참고 자야지..
12시간 30분 날아 LA에 도착한 시간이 밤 9시 10분, 내려서 트랜짓을 하는데 미국은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이민국 통과를 해야 한단다. 가보니 대기하는 줄이 거의 100여미터는 되는데 걱정이다. KAL 직원에게 어쩌구 저쩌구 겨우 부탁해서 비행기 승무원들 타는 줄에 겨우 끼어서 섰는데도 한참 걸린다. 거의 한 시간 넘게 수속을 거쳐 안으로 들어오니 피곤하기 그지없다. 그래 피곤할 때는 술이 최고야 하면서 KAL 스카이룸에 들어가서 우선 양주를 두어잔 하니 기분이 조금 풀린다.
LA에서 출국이 밤 11시 40분이고 한국 도착은 날자변경선이 태평양 한 가운데에서 있기 때문에 30일이 없이 5월 1일 새벽 4시 30분이다.
밤새 13시간을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영화를 대여섯편을 보니 시간은 덜 지루한 것 같다.
5월 1일 인천에 도착해서 인사를 하고 헤어지니 아침 5시 반이 지나 거의 6시가 가까워온다.
음 빨리가서 샤워하고 한 숨 때려야지..
우리가 추진하는 브라질 고속철도 PJ가 잘 진행되길 빌면서 눈을 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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