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루르드-> 바욘-> 생장 가기
흰 옷에 하얀 베일과 파란 색 허리띠를 두르고 양발 위에는 노란 장미가 있는 모습으로 발현한 성모 마리아는 베르나데트에게 "나는 원죄없이 잉태된 자"(Immaculata Conception)라고 밝히며, "회개하고, 죄인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또 발현 장소에 "성당을 지을 것"과 루르드 샘물의 원천을 가리키며 그 물을 마시며 씻도록 했다.
루르드 성모가 마시고 씻도록 한 샘에서 4000여 건의 치유 현상이 일어났고, 교회가 공식적으로 기적이라고 선포한 것만 해도 지금까지 66건에 달한다.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루르드 발현 150주년을 기념해 루르드 성모 성지 곳곳을 안내한다
▨ 루르드 가는 길
루르드 성지 가는 길은 항공ㆍ철도ㆍ도로를 이용한 다양한 방법이 있다. 이중 가장 편한 대중교통은 열차(TGV)다. 인천공항에서 파리로 가는 항공편은 매일 2편(오전 10시경, 오후 1시경, 계절에 따라 다소 차이 있음)이 있다.
항공편으로 파리에 도착하면 현지시각으로 대략 오후 3시와 6시가 된다. 간단하게 파리 시내를 관광한 후 밤 11시에 파리 몽파르나스 역에서 출발하는 야간 열차를 타고 루르드로 가면 가장 시간이 절약된다.
TGV 티켓은 한국에서 예약하는 것이 싸다. 예약은 인터넷 www.sncf.com이나 www.bahn.de에서 하면 된다. 이 두 사이트는 영어도 지원하므로 'DEPART FROM : PARIS, ARRIVE AT : LOURDE'를 입력하면 날짜와 열차 시간표가 뜬다. 그 중 원하는 일정에 맞는 시간대 열차편을 클릭해 예약하면 된다. 이것도 어려우면 TGV 티켓 한국 대행사인 '걸리버 여행사'(02-2170-6502)에 예약하면 된다.
인터넷 예약 티켓은 신용카드로 예약하기에 몽파르나스 역 창구에 가서 이름과 예약번호를 제시한 후 발권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국내 여행사를 통해 예약했다면 떠나기 전 택배나 우편으로 티켓을 받는 것이 좋다. 열차는 정시에 출발ㆍ도착하므로 미리 나가서 기다리는 것이 좋다. 표는 역 입구 기둥에 있는 '노란색 개표기'에 직접 개표를 해야 한다.
TGV로 파리에서 루르드까지 약 6시간 걸린다. 야간 열차는 밤 11시에 출발해 아침 7시경에 도착한다.
루르드 역은 우리나라 간이역 수준이다. 역에서 빠져나오면 각 호텔로 가는 셔틀 버스가 있다. 호텔 예약 역시 국내에서 하고 가는 것이 편하다.
도보 순례를 원하면 역에서 'LA GROTTE'(동굴)라고 쓰여진 도로 표지판을 따라 가면 루르드 성지에 쉽게 도달할 수 있다.
▨ 순례도 전략이 필요하다.
루르드 순례는 단체 여행인 경우 하루를 잡기도 하지만 최소 이틀 일정으로 잡는 것이 좋다. 개인 여행일 경우 여러날 묵으며 기도하기도 한다.
루르드 순례는 개인 및 단체별로 자유롭게 이뤄지는 것 같지만 성지측에서 진행하는 시간대별 예절에 따라 톱니바퀴처럼 이뤄진다. 하지만 빡빡한 일정 중에도 여유와 개인적으로 하느님과 또는 성모 마리아와 교감할 수 있는 영적 시간을 가져야만 루르드 순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성지에서는 천천히 걸으면서 묵주기도를 하면서 순례할 것을 권한다. 묵주기도는 빠르게 해치우는 기도가 아니라 관상기도임을 절대 잊지 말라. 다시 한번 절대 뛰지 말 것을 권한다. 주변을 보면 모든 순례자들이 느긋하다. 루르드에서 가장 바쁜 사람은 한국인뿐이다. 이 곳 사람들 속담에 '뛰는 것은 개와 도둑 뿐이다'는 말이 있다. 도둑으로 오해받지 않으려면 여유있게 순례하라.
아침에 루르드에 도착했다면 일단 예약한 호텔로 가서 짐을 맡긴 후 오전 순례를 하고난 다음 점심 시간 때 호텔로 가서 방 배정을 받는 것이 시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오후에 도착했다면 호텔에서 여장을 푼 후 바로 순례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성지로 들어서면 먼저 '로사리오 대성당' 오른편에 있는 식수대에 가서 물을 마시고 눈과 귀를 씻는다. 세속의 더러움을 씻어내는 '정화'의 표현이다.
순례는 성모 발현 동굴에서 시작해 기념관-성 비오 10세 성당-성녀 베르나데트 생가-감옥방(카쇼)-성녀 베르나데트 세례 성당-성녀 베르나데트가 첫영성체를 한 호스피스 경당-십자가의 길-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대성당-동굴 성당-로사리오 성당 순으로 순례할 것을 권한다. 동선이 가장 짧기 때문이다.
▨ 놓쳐선 안될 순례 프로그램
▲침수
침수는 오전 9~11시, 오후 2시30분~4시 두차례 있다. 침수를 기다리는 행렬이 길든 짧든 시간이 되면 문을 닫는다.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순례자들은 묵주기도를 바친다. 침수는 남녀가 구별돼 이뤄지며 장애인 우선으로 진행된다.
봉사자 안내로 대기실에 들어서면 "속옷 외 옷을 모두 벗으라"고 한다. 순서가 되면 안내에 따라 침수실로 들어간다. 가운으로 갈아입고 물 안에 들어가면 봉사자가 "정면에 있는 성모상을 보고 기도하라"고 한다. 기도를 마친 후 성호를 그으면 봉사자들이 양편에서 몸을 뒤로 눕혀 침수시킨다. 물에서 나온 후 수건으로 몸을 닦지 않고 옷을 입고 그대로 말린다. 신기하게도 금방 마른다.
▲성모 발현 동굴 미사.
성모 발현 동굴 미사는 매 시간 이어진다. 하지만 고요한 가운데 미사에 참례하려면 새벽 6시 첫 미사에 참례하라. 미사 후 동굴 주위를 돌며 기도하고, 전례때 사용할 초를 봉헌하는 것도 좋을 듯.
▲성체강복
매일 오후 5시가 되면 루르드 성 비오10세 성당에서 '성체강복'예식이 거행된다. 순례자들과 병자, 세계 각국에서 모여온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다함께 참례하는 장엄한 예식이다.
▲야간 묵주기도 행렬
밤 8시 30분이 되면 성모 발현 동굴에서 출발해 성지 광장을 지나 로사리오 대성당 앞까지 묵주기도를 바치는 예식이 거행된다. 성당 입구에는 성가대와 각국 대표들이 나와 묵주기도를 선창하고, 순례자들은 촛불을 들고 다함께 라틴말과 각국 언어로 기도한다.
기도할 것을 당부한 루르드 성모의 권유에 따라 시작된 이 야간 묵주기도는 회개와 감동,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는 단순하지만 장엄한 예식이다.
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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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르드 성지 안내도 - 1. 성모 발현 동굴 2. 침수장소 3. 병자들을 위한 십자가의 길 4. 동굴 맞은 편 뜰 5. 병자 순례자들을 위한 새 숙소 6. 식수대 7. 로사리오 대성당 8. 1일 순례자들을 위한 성지안내 사무소 9. 젊은이들을 위한 사무소 10. 성녀 베르나데트 제단 11. 동굴 성당 12.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대성당 13. 십자가의 길 14. 화해경당 15. 사제관 16. 가난한 이의 거리 17. 베르나데트 극장 18. 가톨릭에 관한 안내소 19. 순례자 사무소 20. 만남의 방 21.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 상 22. 노틀담 안내센터 23. 성 요셉 성당 24. 성 미카엘 수도원 25. 성 비오 10세 성당 26. 성모 마리아 군대 27. 기념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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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3년 루르드 성지를 방문, 성모발현 동굴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
산티아고 순례길의 모든 것: 3. 모든 것의 출발점, 생장 가는 길
까미노는 여행 일정 긴 만큼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모든 짐을 스스로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대충 준비해서는 까미노가 힘들어질 수 있다. 그래서 흔히 까미노는 준비가 반이라고 말하지만,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막상 부딪쳐 준비하다 보면 자신에게 반드시 필요한 물품만 챙기게 되고, 오히려 생각보다 많은 짐을 들고 갈 수 없다는 사실에 안도(?)할 것이다.
까미노를 하기 전 챙겨야 할 서류 중에는 여권, 비행기 표, 버스나 기차 티켓 등 교통 편과 관련한 것이 많다. 특히나 까미노를 시작하기 위해 생장으로 갈 때와 까미노를 마치고 나서 다시 돌아가는 과정에서의 교통 편을 예약해둬야 한다.
이 글에서는 순례길의 출발점인 생장(St. Jean Pied de Port) 가는 길을 알아보자.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것이 배가 만들어진 이유는 아닙니다.
–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중
까미노 시작을 위해 생장으로 가는 방법을 크게 나누자면, 마드리드에서 출발하는 것과 파리에서 출발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어디서 출발하든 상관은 없지만, 까미노 전에 다른 여행 계획이 있다면 그 루트를 충분히 고려해보고 정하는 것이 좋다.

일정만 허락된다면 까미노 출발 전후로 다른 나라를 가보거나, 파리(좌)나 마드리드(우)를 둘러보자.
파리에서 가는 방법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루트는 파리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 파리 몽파르나스(Monparnasse) 역에서 기차(TGV)를 타고 출발
- → 바욘(Bayonne)
- → 다시 기차(TER)를 타고 생장까지.
환승은 바욘에서 한 번만 하면 되지만(가끔 바욘을 가기 전 한 번 더 환승을 하는 경우도 있고, 바욘에서 버스를 타고 생장으로 들어갈 때도 있다.), 가는 데 5시간 넘게 걸리므로 기차 안에서 어떻게 시간을 보낼 것인지 충분히 대비하는 것이 좋다.
바욘은 크지는 않지만 아늑하고 여유가 넘치는 도시다. 시간이 된다면 너무 멀리까진 아니더라도 역 근처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바욘에서 생장까지 가는 기차(TER)는 기차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아담하다. 두 칸이 채 안 되는 크기지만, 창문이 크게 나있기 때문에 생장까지 가는 동안 창밖으로 프랑스 시골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기차로 약 1시간 20분~30분을 가다 보면 드디어 까미노의 출발지인 생장에 도착하게 된다. 생장 역에서 내릴 땐 겨울이 아닌 이상 다른 순례자들도 함께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알베르게까지 가는 길을 모른다고 하여도 그들을 따라가면 되니 너무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만약 서로 길을 모른다고 하여도 역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조가비 그림과 함께 화살표가 있으니 보고 따라가면 된다.).

800km에 달하는 까미노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 이유는 조가비 그림과 화살표 때문이다. 까미노 길을 걷기 시작한다면 앞으로 이 표지판에 익숙해져야 한다.
화살표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순례자 사무실 앞에 도착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순례자들은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크리덴시알과 함께 까미노에 대한 최신 정보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까미노의 첫 관문인 피레네 산맥을 넘을 수 있는지 없는지(통제 여부)도 들을 수 있다.
만약 날씨 상황이 좋지 않으면 피레네 산맥을 직접 넘지 못하고 우회하여 발까를로스 길을 걸어야만 한다. 통제 여부를 무시하고 피레네 산맥을 올라갔다가 조난 당한 경우도 있으니, 반드시 현지 관리자의 말을 듣고 따르는 것이 좋다.
마드리드에서 가는 방법
마드리에서 생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팜플로나를 경유해야 한다. 거리상으로 보면 파리에서 가는 것보다 마드리드에서 가는 것이 훨씬 가깝지만, 걸리는 시간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생장으로 가기 전 마드리드에 머물다 갈 것이냐, 파리에 머물다 갈 것이냐를 고민해봐야 한다.

마드리드 솔 광장은 눈이 즐거울 정도로 볼거리가 많다.
팜플로나까지는 버스(ALSA/PLM)나 기차(Renfe)를 이용해서 갈 수 있다. 둘 다 하루종일 꾸준히 운영되므로 자신의 일정과 맞추어 예약하거나 당일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해서 가면 된다. 기차의 경우에는 마드리드 아토차 역(Puerto de Atocha)에서 탈 수 있는데, 약 3시간~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버스는 Av.America 버스터미널에서 탈 수 있고, 5시간~6시간 정도가 걸린다(바하마스 국제공항에서도 탈 수 있다).
- 팁: 파리에서 TGV를 이용하는 것과 같이 ALSA나 Renfe도 미리 예매할 경우 싼 가격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팜플로나까지 가는 교통 편은 스페인 사람들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당일 구매해서 갈 경우 길게 서서 오래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팜플로나에서 생장까지 가는 버스는 성수기 때는 2회, 비성수기에는 1회만 운영이 되고, 겨울엔 생장으로 가는 교통편이 막히기도 한다. 그래서 버스 시간을 확인하고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 팁: 생장까지 가는 버스는 론세스바예스를 경유하여 간다. 만약에 생장 출발이 아니라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에서 출발하고자 한다면, 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