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마실가기

마님과 일본여행(4)

마당가에서 2009. 9. 4. 23:36

2009. 8. 20(목) 

 

일본여행 사일째 여전히 쾌청한 날씨다. 오늘은 그동안 쇼핑할 시간이 없어서 아침에 잠깐 아키아바라에 있는 면세점에 들러서 쇼핑을 한 후 도쿄에서 약 2시간 반 정도 걸리는 닛코로 이동할 예정이다.

 

동경 근교에 위치한 닛코는 온천의 고장이자,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한자의 뜻대로 눈부시게 아름답고 화려하다는 "닛코"는 일본 격언 중에 "닛코(日光)를 보지 않고서 일본을 말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며, 맑은 호수와 잘 알려진 동조궁(東照宮, 도쇼구) 등의 옛 신사까지 드라이브 코스로도 훌륭하다.

 

동경에서 열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손자인 이에미쓰가 1634년에 가장 웅대하고 화려한 장식을 한 도쇼구(東照宮)와 삼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덕천가강)]의 능을 세워서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또한 쥬젠지호수(中禪寺湖)와 게곤노다키(華嚴ノ瀧)라는 폭포, 유모토온천 등 온천 지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동경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하루 코스로 방문하며, 닛코에 아침 일찍 도착하면 대부분의 관광지를 둘러 볼 수도 있다.

 

동경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주말에 1일 코스로 온천을 하려고 들르기도 한다. 동경에서는 유명한 온천이 없을 뿐만 아니라 닛코지역은 동경에서 2시간 정도의 거리이면서 동경과는 다른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에도시대(江戶時代)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에도무라(江戶村)가 있을 정도로 옛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닛코선 닛코역, 또는 東武닛코선 東武닛코역에서 버스를 타면 도착한다.

 

아침 8시경에 출발해서 8시 30분에 아키아바라에 있는 면세점에 들어갔다. 수첩 및 게임기 같은 가벼운 전자제품부터 화장품류, 소품, 칼, 악세사리 등이 진열되어있었는데 별로 살만한 물건이 없다. 마님과 가벼운 구경만 하다가 밖으로 나왔다. 그 옛날 80년대 후반 일본에 왔을 때 들르는 코스가 아키아바라였었는데 그 때는 코끼리밥솥, 전자수첩, 카메라, 워크맨 등이 아주 인기가 좋았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국내제품이 품질이 우수하기 때문에 별로 사고자 물건이 없다는 것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다시 버스에 올라 9시가 조금 못되어 닛코를 향해 출발했다. 30분쯤 가니 동경시내에서 대형 파이프로 만든 코끼리 같은 조형물이 보인다. 지나는 길에 잠시 찰칵. 또 바로 이어서 일본천황이 살고 있다는 황거가 왼쪽에 보인다. 황거(皇居,고쿄(Imperial Palace))는 일본다운 정취를 물씬 풍기는 곳으로 천황과 그 일가가 살고 있는 궁이다. 정문에는 안경 모양의 돌다리가 있는데 이것이 메가네바시이다. 메가네는 안경이라는 일본어로 안경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이름 지어진 곳이다. 황거정원의 일부인 히가시교엔(東御苑)과 고쿄마에히로(東御苑前廣場), 니주바시(二重橋) 등의 외곽만 볼 수 있을 뿐이다.

 

황거는 천황이 살고 있는 곳으로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 1년에 두 번 신년과 천황의 생일 때에 개방하는데 그때는 도쿄의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어 천황을 보려고 몰리기도 한다.

 

현재 천황은 정치에 직접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하나 아직도 일본인들이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는 곳이다. 황거는 일본의 역사를 지배했던 옛 천황의 존엄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지금은 비록 정치적으로는 관여하고 있지 않지만 일본의 상징으로써 자리 잡고 있다. 

                                                                                                       황궁-키쿄우몬

 

 

 

 

 

 

코끼리 형상의 대형 조형물이 보인다.

 

 

 

 

 

 

 

 

 

 

10시 40분경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이것

저것 보다가 마님이 열쇠고리

같은 악세사리를 몇 개 고른다.

디자인이 괜찮다고 한다.

 

 

 

  

닛코 시내에 들어서자 시간은 벌써 12시다. 배가 출출하지만 일정상 쥬젠지호수와 게곤폭포를 보고 점심을 먹으러 갈 예정이란다. 일본 동북지방의 중심도시인 닛코시는 도찌기현으로 과일과 벼농사가 많으며 특히 아키바리쌀이 유명하다 

일본 혼슈지방-우측와 도쿄와 윗부분에 닛코가 보인다.

   

 난타이산과 쥬젠지호수를 배경으로 마당쇠 잠시 찰칵

 

쥬젠지 호수(쥬젠지코)는 난타이산(男體山)에서 분출된 용암에 의해서 만들어 진 호수로 표고 1300m에 있는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고원호수로 둘레는 21Km, 깊이는 170m에 이른다고 한다. 복잡하게 이루어진 호수의 둘레를 따라서 자연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으며 호수의 표면에는 난타이산(男體山)의 웅장함 자체가 그대로 비추인다. 4계절 자연의 아름다운 표정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5월에는 벚꽃으로, 10월에는 화려한 진홍빛 낙엽으로 아름답다. 또한 물빛이 맑고 아름다운 것으로도 유명하며, 교통편은 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고 약 40분 정도 소요된다. 호수에는 정기 보트편이 오지리 선착장과 쇼부가하마 사이를 20분마다 연결하며, 유람선도 운항된다. 보트와 유람선은 12월에서 3월 사이에는 중단된다.                          

마님도 광대한 쥬젠지호수를 중심으로 찰칵

 

 

 

 

 

 

쥬젠지호수에서 게곤폭포로 이동하는 도중에 해발을 표시해 논 표지판이 보였다.

 

 

 

  

게곤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계곡 아래로 내려가야 하므로 게곤폭포 입구에서 엘리베이터로 100m를 내려가서 다시 긴 지하통로를 이동하여야 게곤폭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우리나라도 환경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좋은 관광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설도 중요하다 생각된다.

게곤폭포 입구

 

엘리베이터를 100m 이동해서 다시 지하통로를 통해 게곤폭포 아래로 이동하고 있다.

 

게곤폭포(게곤노다키)는 쥬겐지호수에서 흘러나오는 하구부분이 만들어낸 장엄한 폭포의 하나로, 일본 3대 폭포 중에서 가장 크고 멋있다는 폭포다. 닛코에 처음 신사를 세운 쇼도쇼닌이 발견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우뚝 솟은 주상절리의 암벽에서 수증기가 자욱하게 물을 떨어뜨리는 광경이 장관이다.  

게곤폭포

 

게곤폭포를 보고 올라오니 12시 40분이다. 가까운 곳에 예약되어있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동조궁으로 향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의 하나인 동조궁(東照宮,도쇼구)은 도쿠가와 이예야스(德川家康)를 신으로 모신 곳이다. 그의 손자 도쿠가와 이에미츠가 엄청난 금액의 금과 은, 그리고 인력을 동원해서, 닛코(日光)라는 하루종일 해가 지지 않는 도시라는 곳에 그의 신사를 재건한 것이다.

 

불교의 건축양식과 신사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일본의 전통적인 종교관이 그대로 나타난 뛰어난 문화유산으로 오랜 역사를 연구하는 일본인들에게, 종교적 역사적 지주로 남아 있는 곳이다. 현재 전 인류가 보존하고 후손에 전수해야할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동조궁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거대한 석조 도리이가 있는데 높이 9m정도의 엄청나게 큰 것으로, 에도 시대에 만들어진 것 중에서 가장 크며 일본 3대 도리이의 하나이다. 이치노도리이라고 부른다. 바로 앞의 넓은 운동장 같은 곳은 센닌마스가타라고 부르며, 병사들의 대기 장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 이곳에서 고쥬노토(五層塔,오층탑)을 볼 수 있다.  

동조궁 입구인 오모테몬 앞에서(왼쪽에 매표소가 있는데 볼 곳만 파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사야한다.)

 

원숭이 조각으로 유명한 마구간

 

앞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들어서면, 동조궁의 입구인 오모테몬(表門)을 통과하게 된다. 문을 통과하면  산진코(三神庫)라는 창고가 있다. 이 곳에는 "소우죠노 죠우"라고 불리우는 상상의 코끼리상이 있다. 왼쪽으로는 신쿠샤라고 불리우는 신마(神馬)가 있었다는 마굿간이 나오는데, 다른 건물과는 다르게 장식이 없으나, 처마 바로 밑에 새기어진 원숭이 조각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는 인간사를 은유적으로 원숭이들의 삶으로 표현했다고 해서 유명하며, 각 마굿간을 둘러보면, 조각만으로도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 제일 유명한 조각이 세마리의 원숭이가 눈과 귀와 입을 막고 있는 조각이 있는데, 이는 일본어로 "미자루, 이와자루, 키카자루"라고 하는 인간의 처세술을 나타내는 말로, 나쁜 것은 보지고, 말하지도, 듣지도 말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말로 시집살이 할때 "벙어리 삼년, 귀먹어리 삼년"이라는 것도 조금은 비슷한 것 같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동조궁, 뒤 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요메이몬이다.

 

그 외에 혼지도(本地堂)의 천장에 있는 손뼉을 치면 용그림이 우는 소리를 낸다는 "우는 용" , 사카시타몬(坂下門)에 에도시대의 신의 손으로 불리웠던 히다리진 고로우의 "네무리네코(眼猫)" 도 유명하다. 그 중에 요메이몬(양명문,陽名門)은 동조궁내의 가장 화려한 건물이라고 할수있다. 흰색, 금색, 검은색, 붉은색 등등의 아름다운 색들이 각각의 조각에 아름답게 뒤덮여있는 모양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기둥이다. 문을 통과하자마자 왼쪽에 있는 기둥을 보면, 기둥의 문양이 거꾸로 새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이 문을 만드는 사람이 너무나 아름답고 훌륭한 이 문에 신의 노여움을 살까봐 일부러 거꾸로 기둥을 만들었다고 한다.(아래 사진 하얀 기둥 오른쪽에서 두 번째 문양이 거꾸로이다)  

아름다운 조각으로 치장되어 있는 요메이몬, 왼쪽의 기중이 반대로 조각되어 있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건축물과 예술품의 극치를 보여주는 동조궁은 닛코를 상징하는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붉은색 아치모양을 하고 있는 신쿄(神橋)에서 걸어서 약 15분정도의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닛코센(日光線)의 닛코역에서 하차하여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뒤 건물이 손뼉을 치면 천장에 있는 용그림이 우는 소리를 낸다는 혼지도(本地堂)이다

 

마님과 한 포즈 잡았다.

 

오후 2시 40분이 조금 넘어 동조궁을 나왔다. 약 5분 정도 걸어 주차장에 오니 아직 일행들아 다 도착하지 않아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 거대한 삼나무가 주변에 빼곡하다. 3시경 닛코를 출발해서 니가타로 향했다. 오후 4시 반경 휴게소에 잠시 들러 계속 가는데 우리나라 대관령을 넘어가는 꼴이다.

 

 

니가타는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면 그 곳은 설국(雪國)이였다."라고 시작하는 일본최초의 노벨문학상수상자 川端康成(かわばたやすなり)의 [雪國]의 배경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은빛으로 뒤덮혀 있는 환상적이고 목가적인 아름다운 도시이다.

니가타(新潟)는 길고 변화무쌍한 해안선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수많은 산악, 하천으로 이루어져있다.

니가타의 봄은 해빙과 함께 일제히 싹을 피는 신록으로부터 시작하며, 여름의 푸르름은 동해와 근접해서 더욱더 시원한 여름을 느끼게 하며, 가을에는 이나호의 황금빛 단풍의 아름다운 산과 낙엽, 그리고 겨울에는 은색으로 뒤 덮혀 사계절 모두 다이나믹하게 변화하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북한의 만경봉호가 기항했던 항구로 알려졌는데 현재는 핵개발 관련 북한제재로 못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주변이 어둑어둑하게 변하고 벌써 시간이 7시가 다 되어간다. 큰길에서 벗어나 온천단지로 들어가니 여기저기 커다란 온천호텔들이 보인다. 여기가 니가타 외곽에 있는 츠키오카 온천단지이다. 센카이 호텔에 도착하니 내부의 치장이 아름답고 규모가 대단하다.

센카이 호텔의 모습(나이드신 할머니 들이 짐을 옮기고 있다)

 

방에 짐을 정리하고 7시 20분쯤 식당에 내려와 한 상 거나하게 받았다.

 

서빙하시는 분들이 분주하게 다니시며 계속 식사하는 것을 돌보아 준다. 나중에 호텔의 안주인께서 나오셔서 무릎 꿇고 절하면서 음식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다.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안주인이나 며느리가 이렇게 접대한다고 한다. 음식이 시원하고 맛있다.

   

일본의 전통 코스요리 가이세키 요리

 

8시가 조금 넘어 식사를 마치고 부른 배를 붙잡고 소화 좀 시키자하며 밖으로 나왔다.

센카이호텔 입구의 모습

 

  한적한 시가지의 모습이 너무 조용하고 가로등의 모습이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신들의 도시에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약 1시간 정도 돌아다니다 9시경 숙소로 돌아오니 어느새 예쁘게 잠자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이제 옷을 일본 전통의 유카타로 갈아입고 1층과 2층에 있는 온천에 가서 사우나를 하고 잘 예정이다. 지금은 1층이 남성탕이지만 새벽에 여성탕으로 바뀌는데 하루에 한 번씩 바꾼단다.

  

다다미 숙소에서 잠깐(유카타는 왼쪽이 위로 오게 입는다)

 

   넓은 식당 한가운데에 이벤트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공항으로 갈 때 출근시간대의 정체를 고려 7시 10분 이른 식사를 하고 7시 반에 호텔을 출발했다. 식당 직원들이 버스가 출발하자 손을 흔드는데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흔든다. 일본은 다 그렇게 끝까지 흔든단다. 우리는 대충 적당히 하지는 않은지?.....

공항으로 가는 길은 정체가 심해 약 1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9시가 넘어 니가타공항에 도착했다. 서둘러 짐을 부치고 출국을 하려는데 집사람이 손가방에 넣어 둔 작은 화장품들을 밖에서 파는 투명비닐백에 넣으라고 해서 나가서 비닐백을 사다가 다시 넣고 통과했다. 일본은 100cc 미만 샘플용까지 다 체크한단다. 이윽고 공항대합실에 들어왔는데 지방공항이라서 손님도 많지 않고 면세점도 조촐하다.

이륙하는 비행기 안에서 바라 본 니가타, 니가타여 사요나라....

 

  이렇게 마님모시고 5일간의 일본여행을 마치고 인천에 도착해서 차키를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결국 공항철도와 9호선을 타고 집에 왔는데, 여하튼 아! 다음에는 언제 또 마님 모시고 바람 쐐러가나.